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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상담 오신 학부모님들께 우리는 “왜”부터 가르친다고 말씀드리면, 많은 분들이 고개를 끄덕이시다가 조심스럽게 물으신다. “그게 Common Core 방식인가요? 그게 시작된 뒤로 아이 숙제가 너무 헷갈리던데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정말 자주 듣는 질문이기도 하고, 제대로 된 답을 드려야 하는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첫 수학 글에서는 이 이야기를 내가 보는 대로 차근차근 풀어 보려 한다.

잠깐 돌아보면. Common Core State Standards는 2009년에 처음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2010년 6월에 최종안이 발표되었다. 캘리포니아는 같은 해 8월에 이를 채택했다. 물론 교실이 하루아침에 바뀐 것은 아니다. 새 교과서와 새 주 시험이 들어오면서 2013년에서 2015년 사이에 조금씩 바뀌었고, 캘리포니아에서는 2014–15학년도부터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Common Core가 바란 것은 어찌 보면 단순하고, 참 좋은 목표였다. 풀이 과정을 외우는 수학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되는지 이해하는 수학을 하자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이 방향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첫 10년을 돌아보면 시행착오가 꽤 많았고, 그 이유는 대부분 한 가지로 모인다고 본다.

선생님들에게도 쉽지 않은 변화였다

2013년에 교실에 서 계셨던 선생님들을 한번 떠올려 보자. 대부분 1980~90년대에 학교를 다니신 분들이고, 그 시절 거의 모든 학생이 그랬듯 주입식으로 수학을 배우셨다. 공식을 배우고, 문제를 스무 개쯤 풀고, 다음 단원으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학생 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방식으로 가르치라는 요구를 받게 된 것이다. 누구에게나 벅찬 일이었을 것이고, 그 변화를 감당해 오신 선생님들께 깊은 존경을 느낀다.

연구자들도 일찍부터 이 부분을 짚었다. Policy Analysis for California Education의 2014년 보고서는 새 기준이 요구하는 수업이 대부분의 캘리포니아 교사들에게 “꽤 먼 길”이었고, 미국 교실의 오랜 관행과도 많이 달랐다고 보았다.

여기에 하나 더 짚고 싶은 것이 있다. 이해 중심의 수업이 되려면, 선생님이 “어떻게”뿐 아니라 “왜”까지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수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많은 수학 선생님들이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셨지만, 교사 자격(credential) 과정은 주로 ‘어떻게 가르칠까’에 관한 것이고, 그 뒤로 수학 자체를 더 깊이 공부할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는다. 둘 다 소중한 공부다. 다만 두 번째는 시간 내기가 훨씬 어려운데, 새 기준은 바로 그 부분에 크게 기대고 있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손을 들고 이런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이때 “원래 그런 거야”가 아니라, 고개가 끄덕여지는 답을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π는 왜 3.14159…일까? 원은 크든 작든 둘레와 지름의 비가 항상 같다. π는 바로 그 비율에 붙인 이름이다.
  • 방정식 양변을 왜 0으로 나누면 안 될까? 1 × 0 = 2 × 0은 참인 식이다. 그런데 양변을 0으로 나누면 1 = 2라는 “증명”이 나와 버린다.
  • 0.999…는 왜 1에 가까운 게 아니라 정확히 1일까? x = 0.999…라고 하자. 그러면 10x = 9.999…이다. 두 식을 빼면 9x = 9, 즉 x = 1이 된다.

나는 Common Core가 좋은 정책이고,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 다만 그 방향이 제대로 힘을 내려면 선생님들에게 수학 자체에 대한 탄탄한 기초가 있어야 하고, 그것은 시간과 충분한 지원이 필요한 일이다.

그럼 예전 방식은 틀린 걸까?

학부모님들께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90년대 이전에 학교를 다니신 분들께는 주입식 교육이 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지실 것이다. 그렇게 배우셨고, 그렇게 배워서 수학을 잘하셨던 분들도 많다.

그래서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나는 주입식 교육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암기와 충분한 연습은 꼭 필요하다. 계산이 빠르고 정확해지려면 반복이 필요하고, 이해만으로는 거기까지 가기 어렵다.

다만 조심스럽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순서다. Common Core의 방식은 선생님이 이해를 제대로 전해 줄 수 있다는 전제만 갖춰지면 정말 이상적이다. 그럴 때는 이해가 먼저 오고, 연습이 바로 뒤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 이해 위에 쌓은 연습은 오래 남지만, 이해 없이 쌓은 연습은 시험 때마다 다시 외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학원은 이렇게 가르친다

나는 90년대에 초등학교를, 2000년대에 중고등학교를 다녔다. 주입식으로 수학을 배운 거의 마지막 세대였던 셈이다. 그래도 운이 좋았다.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훌륭한 교수님들 밑에서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외우는 수학보다 이해하는 수학이 얼마나 더 깊고 재미있는지 배울 수 있었다. 지금은 대학에서 직접 강의를 하면서 그때 배운 수학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전하려고 애쓰고 있고, 해마다 강의평가를 보면 학생들도 그 차이를 느끼는 것 같다.

15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같은 장면을 참 많이 보았다. 먼저 이해하고 그다음에 연습한 학생들은 더 빨리 배우고, 더 오래 기억하고, 처음 보는 문제 앞에서도 훨씬 자신 있게 달려든다.

그래서 ICMS의 수학 수업은 두 단계로 진행된다.

먼저, 개념. 모든 수업은 “왜”에서 시작한다. 공식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의미인지, 왜 성립하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그다음, 연습. 이 부분은 예전 방식에서 가져왔다. 솔직히 주입식 교육이 가장 빛나는 대목이기도 하다. 개념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조금 더 자세히 다시 짚고, 한 단계 나아간 심화 문제를 풀고, 배운 것을 단단히 다질 숙제를 내준다.

Common Core에서는 이해를, 우리가 배우며 자란 방식에서는 연습을 가져왔다. 학생들이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좋은 수학 교육은 두 가지의 장점을 모두 가져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의 글에서는 이런 “왜” 질문들을 하나씩 다뤄 보려 한다. 아이가 물어봤는데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막막했던 질문이 있다면, info@icmathandscience.com으로 언제든 편하게 알려 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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