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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원에 오는 친구들은 모두 공통된 목표를 지니고 있다. 원하는 성적을 받고 좋은 대학에 입학하는 것. 대학 입시라는 큰 목표가 존재한다. 그리고 그 목표 성취를 위해서는 맞춰져야 하는 여러 조각의 퍼즐들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성적을 우리 학원에서 책임지는 것이다. 아무래도 수학, 과학 전문 학원이다 보니 감사하게도 많이 찾아 주신다.

어떤 일이든 돈을 받고 하는 일이면 그 돈에 상응하는, 혹은 넘어서는, 가치를 제공(Value creation)해야 한다. 학원 일도 마찬가지다. 성적 향상을 위해 부모님이 돈을 지불하시면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성적 향상이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게 나의 책임이다. 그리고 당연히 그렇게 하기 위해 학부모님들과 선생님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수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 일이 좋은 대학 입학을 위한 단순한 성적 향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그 이상을 주고 싶어 교육이라는 일을 선택했다. 대학은 삶을 위한 도구이지 결코 목표가 될 수 없다. 9학년부터 12학년 까지 좋은 대학에 가기위해 준비를 했으면, 대학에서는 삶을 고찰하고 탐구하고 경험하며 본인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지 깊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9-12학년 동안 열심히 주어진 업무를 마치고 대학에 진학한 학생들은 13학년을 새로운 환경에서 시작할 뿐이다.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하며 시험을 통해 성적을 받는다. 추가된 것이라면 약간의 자율성과 인턴십의 필요성 정도?

실제로 예일 대학 교수의 책 “공부의 배신”에서는 “아이들의 모든 경험은 대학 입시를 위한 도구로 축소되었다.” 라고 이야기 한다. 모든 경험이라 치부하기에는 좀 과장되어 들리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도 아니다. 아이들의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은 대학 입시를 위한 공부 혹은 Extracurricular activity에 할애되니 말이다.

그럼 나는 학원일을 하면서 도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 나는 아이들에게 대학을 넘어 삶에 필요한 것들을 주고 싶다. 가령 꾸준함, 이해하는 법, 자신감. 이런 것들 말이다.

첫째, 꾸준함이다. 꾸준한 사람을 이길 수 있는 건 없다. 인생에서 남들보다 앞서 나가는 건 생각보다 쉽다. 작은 귀찮음을 감수하고 꾸준히 마땅히 해야할 일을 하면 되기 때문이다. 매일 독서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생각해보면 엄청 어려운 것도 아니다. 하지만 매일 독서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에 매일 20분이라도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남들보다 앞서나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배워야 할 것은 꾸준함의 미덕이다. 짧게 보면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것 같지만, 1년, 5년, 10년 후에는 결코 따라잡을 수 없는 간극이 존재한다.

둘째, 이해하는 법이다. 무엇인가를 제대로 이해하는 법을 아는 사람은 무엇이든 배울 수 있다. 깊은 이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수많은 정보/개념들을 관통하는 “본질”을 볼 수 있고 이들의 “연결성”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 통찰력은 정보 홍수 시대, AI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그 무엇보다 강력한 무기가 되어 줄 것이다.

셋째, 자신감이다. 내가 좋아하는 Naval Ravikant는 이렇게 말했다. “No one will value you more than you value yourself.” 남이 나를 얼마나 가치 있게 여길지, 그에 대한 천장은 내가 나 자신에게 매긴 값이라는 뜻이다. 우리 아이들은 자신감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나는 허영심을 말하는게 아니다. 여기서 말하는 자신감은 ‘근거’있는 자신감이다. 꾸준히 하기 싫은 일을 해내며 자신을 성장시킨 경험이 있는 친구들. 그리고 그 꾸준함+책임감을 통해 어려운 일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친구들. 이 친구들이 지닌 자신을 믿는 자신감은 진짜다. 세상에 나아가 자신이 뜻하는 바를 펼치려면 바로 이 자신감이 필요하다.

마냥 대입을 위해 아이들에게 수업료를 받고 수업을 했다면 나의 삶은 불행했을 것이다. 내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하루하루의 삶은 나에게 큰 행복과 의미를 부여한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대학입시보다는 조금 더 크고 의미 있는 것들을 조금씩 선물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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