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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미국의 한 연구는 중학생들에게 “앞으로 되고 싶은 나”를 구체적으로 그려 보게 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성취하기 위한 오늘의 행동을 계획하고 실행하게 했다. 그러자 성적이 오르고, 결석과 문제 행동이 줄었다.

2014년의 한 연구는 중학생들의 에세이 피드백에 한 줄을 덧붙였다. “너에게 높은 기준을 갖고 있고, 네가 해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 코멘트를 준다.” 이 한 줄에 에세이를 고쳐 다시 내는 학생이 크게 늘었다.

두 연구가 말하는 것은 같다. 아이가 자신을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는지, 즉 정체성이 아이의 행동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첫 번째 연구는 되고 싶은 모습을 아이의 정체성으로 심어 주었다. 두 번째 연구는 “너는 해낼 수 있는 학생이다”라는 정체성을 심어 주었다. 그리고 두 경우 모두 아이들의 행동이 달라졌다. 아이가 믿는 자신의 모습이 바뀌자, 행동도 바뀐 것이다.

나도 수업에서 이런 장면을 자주 본다. 포기하지 않는 “never-quit” 정체성을 가진 아이들은 어려운 일도 묵묵히 해낸다. 반면 “난 어려운 건 잘 못해” 정체성을 가진 친구들은 조금만 막히면 거기서 멈춘다.

“나는 안 돼”라고 믿는 아이는 정말 안 된다.
“나는 똑똑하지 않아”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정말 성적이 안 나온다.
“좋은 대학은 못 가, 동네 대학이면 돼”라고 생각하는 아이는, 훨씬 더 큰 잠재력이 있어도 정말 동네 대학에 간다. (동네 대학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이것을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라고 한다. 안 된다고 믿으니 더 노력하지 않고, 결국 믿은 대로 되는 것이다.

아이는 자기가 믿는 만큼 성장한다.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믿게 하느냐가, 어떤 문제집을 푸느냐보다 중요하다.

그 믿음은 가장 가까운 어른의 말에서 시작된다. 선생님이 쓴 한 줄만으로도 아이들이 달라졌다. 매일 곁에 있는 부모의 말은 그보다 훨씬 깊게 남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심어 줄 정체성은 “똑똑한 아이”가 아니라 “끝까지 해내는 아이”다. 머리를 칭찬받은 아이는 어려운 문제를 피하고, 태도를 인정받은 아이는 어려운 문제를 붙든다.

“넌 왜 이것밖에 못 하니”와 “너는 끝까지 해내는 아이잖아.” 이 말들은 아마도 아이의 마음에 오랫동안 남아, 아이의 정체성을 결정지을 것이다.


참고 연구

  • Oyserman, D., Bybee, D., & Terry, K. (2006). Possible selves and academic outcomes: How and when possible selves impel action.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91(1), 188–204.
  • Yeager, D. S., Purdie-Vaughns, V., Garcia, J., et al. (2014). Breaking the cycle of mistrust: Wise interventions to provide critical feedback across the racial divide.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General, 143(2), 804–824.
  • Mueller, C. M., & Dweck, C. S. (1998). Praise for intelligence can undermine children’s motivation and performanc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5(1), 3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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