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누구에게나 24시간이다. 그런데 어떤 학생은 같은 시간을 공부하고도 훨씬 더 많은 것을 얻는다. 성적도 더 좋고, 더 깊이 이해하고, 스트레스는 덜 받는다. 비결이 무엇일까?
더 오래 공부하는 것이 아니다. 더 똑똑하게 공부하는 것이다.
대학 입시를 준비하는 평범한 고등학생의 하루를 떠올려 보자. 하루 종일 학교에 있다가 오후에는 운동이나 활동을 하고, 저녁에 녹초가 되어 집에 오면 숙제가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효율적인 공부는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꼭 필요한 것이다.
이 글에서는 교육 연구자들이 꾸준히 가장 효과적이라고 평가하는 공부법 세 가지와 그 이유를 소개한다. 열심히 하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효과가 적은 습관 두 가지도 함께 다룬다.
먼저, 효과가 적은 공부법부터
효과적인 방법을 보기 전에, 아주 흔하지만 의외로 효과가 적은 공부 습관 두 가지를 짚고 넘어가자.
형광펜 칠하기와 밑줄 긋기
색색의 형광펜으로 교과서에 깔끔하게 줄을 그어 놓은 학생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열심히 하는 것 같고, 공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다르다.
John Dunlosky와 동료들이 2013년에 발표한 공부법 종합 리뷰는 형광펜 칠하기를 “효용이 낮은(low utility)” 방법으로 평가했다. 검토한 연구 대부분에서 형광펜은 시험 성적을 거의 올리지 못했다. 문제는 형광펜이 수동적이라는 데 있다. 정보에 표시만 할 뿐, 정보를 직접 다루지는 않는다. 무엇이 정말 중요한지 가려낼 줄 알고 그것을 깊이 이해하는 학생이 아니라면, 형광펜은 기억이나 이해를 높이지 못하고 페이지만 알록달록하게 만든다.
형광펜은 정리 도구로는 쓸모가 있지만, 그것을 공부 자체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요약하기와 다시 읽기
노트를 다시 읽고 요약을 쓰는 것도 매우 흔한 공부법이다. 내용을 깊이 이해하고 정리하는 데에는 분명 가치가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생에게 이 방법은 효과가 크지 않다.
같은 리뷰는 요약하기가 학생이 이미 요약을 잘할 줄 알 때에만 효과가 있으며, 그러려면 “상당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그런 훈련을 받지 않은 보통의 학생에게는 요약에 들인 시간 대부분이 헛수고가 된다.
실제로 효과가 있는 공부법 세 가지
1. Retrieval Practice (스스로 떠올려 보기)
Retrieval practice는 이름 그대로다. 내용을 다시 읽는 대신, 기억에서 적극적으로 꺼내 보려고 하는 것이다. 가장 익숙한 형태는 바로 시험을 보는 것이다.
직관에 어긋나 보일 수 있다. 아직 “준비가 안 됐다”고 느낄 때 스스로를 시험하는 것은 불편하다. 하지만 바로 그 어려움이 핵심이다.
Roediger와 Karpicke가 2006년에 발표한 대표적인 연구에서, 스스로 시험을 보며 공부한 대학생들은 같은 내용을 다시 읽은 학생들보다 일주일 뒤 시험에서 큰 차이로 더 좋은 성적을 냈다.
왜 이렇게 효과가 좋을까? 기억이 저장되는 방식 때문이다.
우리 뇌에는 두 종류의 기억 저장소가 있다. 용량이 작고 금방 사라지는 단기 기억, 그리고 크고 오래가는 장기 기억이다. 효과적인 공부란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옮기는 것이다. Larsen(2018)이 관련 연구를 정리하며 설명했듯이, 기억을 꺼낼 때마다 그 기억은 더 단단해지고, 시험처럼 가장 필요한 순간에 더 쉽게 떠오른다.
떠올리기가 힘들수록 기억은 더 강해진다. 애쓰는 과정 자체가 공부다.
Retrieval practice 하는 법
- 먼저 내용을 읽고 이해한다. 떠올리려면 우선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교과서를 읽든, 영상을 보든, 질문을 하든, 이해가 되는 방법이면 된다.
- 스스로 시험한다. 책을 덮고 기억나는 것을 모두 적거나 소리 내어 말해 본다. 플래시카드, 연습 문제, 지난 시험지 모두 좋은 도구다.
- 소리 내어 설명해 본다. 그 개념을 전혀 모르는 친구나 가족에게 설명한다고 상상해 보자. 쉽고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다면 정말로 이해한 것이다.
- 반복하고 다듬는다. 놓친 부분을 확인한 뒤 다시 해 본다.
2. Distributed Practice (나누어 공부하기)
Distributed practice는 한 번에 몰아서 공부하지 않고, 여러 번의 짧은 시간으로 나누어 공부하는 것이다. 시험 전날 7시간을 공부하는 대신, 7일 동안 하루 1시간씩 공부하는 식이다.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학생이 벼락치기를 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그래 봤을 것이다.
Cepeda와 동료들(2006)은 간격을 두고 공부하는 효과에 관한 연구들을 폭넓게 검토해, 공부 시간을 나누어 배치하면 같은 내용을 한 번에 몰아서 공부할 때보다 오래 기억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나누어 공부하는 것이 강력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오래가는 기억: 시간이 지난 뒤 같은 내용을 다시 볼 때마다 뇌는 그것을 다시 꺼내야 하고, 그 과정에서 기억이 더 단단해진다.
- 더 깊은 이해: 같은 내용을 여러 날에 걸쳐 다시 보면 새로운 연결이 생긴다. 월요일에 헷갈리던 것이 목요일쯤 이해되는 경우가 많다.
- 스트레스 감소: 벼락치기를 하지 않으니 막판에 허둥댈 일이 없다. 시험 전날 밤에도 푹 잘 수 있다.
다른 학생들이 기말고사 전날 밤을 새우는 동안, 미리 나누어 공부한 학생은 차분하게 복습하고 밤 10시에 잠자리에 들 수 있다.
3. Interleaved Practice (섞어서 연습하기)
Interleaved practice는 한 가지 유형의 문제를 모두 푼 뒤 다음 유형으로 넘어가는 대신, 한 번의 공부 시간 안에서 여러 유형의 문제나 주제를 섞어서 연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삼각형 문제 20개, 원 문제 20개, 사각형 문제 20개를 차례로 푸는 대신, 삼각형, 원, 삼각형, 사각형, 원… 이런 식으로 섞어서 푼다.
정신없어 보이지만, 연구 결과는 분명하다.
Taylor와 Rohrer(2010)의 연구에서 섞어서 연습한 학생들은 한 유형씩 묶어서(blocked) 연습한 학생들보다 시험 점수가 약 두 배 높았다.
왜 섞어서 연습하면 도움이 될까? Interleaved practice는 retrieval practice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주제를 바꿀 때마다 뇌는 이전 개념을 다시 꺼내 적용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이해와 기억이 함께 강해진다.
그렇다면 오늘부터 무엇을 바꾸면 될까?
매일 학생들과 함께하는 선생님으로서 솔직하게 말하면, 이 방법들을 자연스럽게 쓰는 학생은 매우 드물다. 대부분은 익숙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형광펜과 다시 읽기에 기댄다.
더 나은 공부 습관으로 바꾸려면 처음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보상은 분명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커진다.
간단하게 이렇게 시작해 보자.
- 이번 주: 다음 수업이 끝나면 노트를 덮고 기억나는 것을 모두 적어 본다. 그다음 무엇을 놓쳤는지 확인한다.
- 이번 달: 한 번에 몰아서 공부하는 대신, 과목마다 일주일에 여러 번 다시 보는 공부 계획을 세운다.
- 이번 학기: 연습 문제를 풀 때 한 유형씩 풀지 말고 여러 유형을 섞어서 푼다.
공부 방법을 조금만 바꿔도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쌓인다. 몇 달, 몇 년, 그리고 평생에 걸쳐서.
아이의 공부 습관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연락 주세요.
— IC Math & Science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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